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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복지

우영우 보다 빛난 정명석

"천재이며 대형 로펌의 변호사라는 사회적 상류계급을 성취한 우영우에 대한 설정 자체가 불편한 게 맞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데 아직도 대변 처리도 못하는 우리 ○○○이와 비교하면 더 그렇죠."

 자폐를 가진 한 아이의 어머니가 장애보호자 카페에 쓴 글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천재이자 자폐인이고  '고래 덕후'인 우영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신드롬에 가깝다. 나 역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법정에서 사건을 척척 해결해 나가는 우영우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그런데 그 어머니의 글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우영우는 자폐인이지만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도 거의 만점을 맞은 비범한 재능의 소유자다. 자폐인으로 흔치 않은 경우다. 어쩌면 대중이 열광하는 포인트는 장애인의 성장 서사가 아니라 그의 특별한 능력과 천재성일지 모른다. 음악 콩쿠르 1위나 수학 천재를 우상화하는 것처럼 "현실이 반영 안 된 판타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의 의미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우영우'를 보기 전에 나는 자폐증의 공식 진단명이 '자폐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 ASD) 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자폐의 심각도와 증상이 다양한 스페트럼처럼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라고 한다.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중증 장애부터 측정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서번트 증후군', 언어· 인지 능력은 정상이지만 정서적으로 교감하지 못하는 '아스퍼거 증후군' 등 고기능성 자폐도 포함된다.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대중의 관심과 이해도를 높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드라마에서 내가 주목하는 건 우영우의 주변 인물들이다.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은 처음에 자폐인이 팀에 합류했을 때 장애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깨달으면 고집부리지 않는다. 그는  "직원 붙여줄게. 외부에서 피해자를 만나는 거 그냥 보통 변호사들한테도 어려운 일이야'라고  했다가  '미안해요.  '그냥 보통 변호사'라는 말은 좀 실례인 것 같아"라며 사과한다. 우영우가 숨겨진 쟁점을 찾아냈을 때도  "이런 건 내가 먼저 봤어야 하는데 내 생각이 짧았네" 라며 인정한다. 공익 소송에 집중하다 수십억 원 소송의 클라이언트를 놓쳤을 땐  "이건 신입들이 사과할 일이 아니야, 내 불찰이지" 라며 방패막이가 돼준다. 동료 변호사 최수연은 우영우가 두려워하는 회전문을 잡아주고 물병을 열어주는  '봄날의 햇살' 같은 존재다. 우영우가 부정 취업 의혹에 휘말렸을 때도 "네 성적으로 아무 데도 못 가는 게 차별이고 부정이고 비리야"라고 두둔한다. 우영우가 빛날 수 있는 건 그를 묵묵히 지지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주변인들이 있어서다.

 

현실에는 우영우보다 장애가 심각한 이들이 더 많다.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차별, 편견은 여전하다. 2017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건립이 주민 반대로 가로막히자 장애아 어머니들이 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기도 했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지하철 시위에도 혐오를 쏟아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우영우 신드롬' 이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편견을 깨는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

 

위에서 언급했던 자폐인 어머니도 글 말미에 이렇게 썼다.

"우영우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귀를 막고 소리를 치거나 거리를 내달리거나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려도  '혹시 저 아이도 우영우처럼 그런 건가? 자폐가 맞는다면 저럴 수도 있다' 하는 이해가 조금 생기게 된다면 좋겠어요"라고 현실 속 우영우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면 나부터 정명석· 최수연 같은 '봄날의 햇살'이 되면 어떨까.

 

매일경제신문 A30면 심윤희 칼럼 논설위원

 

 

 

 

 

 

 

위 글을 읽으며 너무도 공감하는 마음입니다.

가만히 있다가 소리치는 아이

계속 말하기를 쉬지 않는 아이

자해하는 아이

고집이 센, 의사소통이 안 되는 아이

옆에 다가갈 수 없는 아이

 

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는 과연  봄날의 햇살 같은 이미지를 남기고 있는가?

그들에게 나는 어떤 선생님으로 여겨지고 있는지

나를 보면 정말로 반가운 존재인지

항상 긴 사랑이 필요하고 손 놓지 않겠다고 

이 사회에 같이 있어줘야 하는 귀한 존재라는 것을 심어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고

 

자연에 고한다.

내가 다 하지 못하는것은 

바람이, 나무가, 물이, 공기가, 하늘이, 그리고

열 두달의 시간이 채워주길 바라며

나를 낯추고 낯추고

지금

세상에

겸손하자.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알아가고, 더 소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 있을까? 등등 

무엇보다 아이들의 부모 , 가족들은 어떤 생각으로 구성원이 되어가고 있는지.

윗글의 생각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이 품을 수 있는 넓은 가슴으로 겸손하겠습니다.

 

 

다음에도 공유 할 수 있는 글 가지고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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